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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코스트의 홈 구장, 블루통(Bluetongue) 스타디움. |
사실 블루통(Bluetongue)의 이름은 블루통 호주 도마뱀(Bluetongue Australian Lizard)에서 따온 이름이다. 실제로 파란 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마뱀이 그런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축구 경기장에 이 이름이 붙게 된 사연은, 바로 블루통 라거(Bluetongue Lager) 때문. 블루통 라거의 양조장은 센트럴 코스트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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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통 라거의 모습. 출처 : 공식 홈페이지(www.bluetongue.com.au) |
원래는 센트럴 코스트 스타디움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이 경기장은 지역 기업이기도 한 블루통 라거가 2011년 들어 후원을 시작하여 블루통 스타디움으로 불리게 되었다. 경기장 4면 중 한 면이 야자수로 되어 있고, 그 뒤에는 들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는 이 경기장은 NSW주를 잇는 시티레일(City Rail) 역 중 고스포드(Gosford) 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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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엄청 가깝다. 빨간 선은 이동 경로. |
사실 호주에 지난 2011년 11월 25일 도착한 후 바로 26일에 겁없이 고스포드로 향해 A-리그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 v 멜버른 하트를 보았다. 그리고 지난 2011년 12월 10일, 로컬 팀인 시드니는 골드 코스트로 원정을 떠났고,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는 뉴카슬 제츠와
F3 더비를 한다기에 다시 한번 고스포드로 길을 떠났다.
특히, 우연히도 성남 일화 천마가 2012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와 한 조에 걸리게 되면서, 어쩌면 한 명 정도는 한국에서 원정을 오지 않을까 싶어 경기장 안내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시드니 한인 교민회는 알아서 오실 거다. 2009년 포항 스틸러스가 같은 조에 걸려서 센트럴 코스트에 왔을 때에도 생각보다 꽤 많은 숫자의 교민들이 오셨다고 시드니 팬 친구에게 들었다. 웹을 찾아보니, 버스를 대절해서 올 정도로 숫자가 좀 되셨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과연...)
* 참고로 이 사진들은 지금까지 보러 갔던 두 경기 일자에 찍은 사진들을 조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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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센트럴/스트라스필드/에핑/혼즈비에서 타기를 추천한다.
시티에서 어림잡아 65 Km 되는 거리여서 간간히 서는(Limited Stop) 열차가 주로 가기 때문. |
약 10 달러가 조금 넘는 고스포드 왕복 표를 끊어 기차를 타고 하염없이 북쪽으로 향하는 것이 제일 큰 일이다. 사실 난 시드니FC를 보러 다닐까 센트럴 코스트를 보러 다닐까 좀 고민을 하다가 시드니를 보러 다니기로 했는데, 그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기차를 타고 가면서의 지루함과 비용 때문이었다.
시드니FC는 이미 주 단위로 끊는 표로 센트럴(Central) 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도 10 분이기 때문에 교통비가 따로 드는 일도 없다. 그러나 고스포드는 10 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내가 쓰는 돈이 30불이 넘게 되는 경우가 잦다. 특히 늦은 경기는 돌아오는 길이 힘들기 때문에 더욱 꺼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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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시간도 시간이지만, 열차 내에서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 밖에 할 일이 없다.
2번째 가는 길부터는 질린다. |
게다가 기차에서 할 일이 별로 없다. 이번 주말 3시간 기차를 타고 가야 하는 뉴카슬 원정을 앞두고는 반드시 포포투(FourFourTwo)잡지를 사 가서 읽으면서 갈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열차 내에서 빵빵 터지는 3G와 더불어 무료 와이파이까지 제공되는 것과는 달리, 호주에서는 역에서만 잘 터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내를 통과하는 라인에서도 그렇다는 것이 좀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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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풍경 자체는 꽤나 아름답다. |
약 60km의 거리를 1시간 40분여 달리고 나면, 기차는 고스포드 역에 도착한다. 고스포드역에 도착하기 직전 기차는 바다처럼 드넓은 만 구석을 가로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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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포드 역 승강장. |
여기서 내린 후 부터는 쉽다. 개찰구를 나오자마자 왼쪽(오른쪽은 주차장이다)으로 나와 한 바퀴 계단을 돌아 내려가면 거리가 나오는데, 바로 오른쪽으로 따라 내려간다.
(이 때부터 맨 위 지도의 빨간 선 시작)
그러면 그 큰 길과 오른쪽에 좁은 길이 하나 더 있는데, 경기장에 빨리 가려면 오른쪽 샛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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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길에 들어선 이후 찍은 사진. 근데 어차피 축구 경기장 가는 길이라는 게,
경기날 홈 팀 유니폼 입은 사람들만 잘 따라가도 찾는다. |
정처없이 내려가다보면 커다란 주차장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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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대가리 하나 없는 주차장. |
앞에 보이는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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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나오자마자 큰 사거리를 하나 만나게 된다.
여기서는 어떻게든 2시 방향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
지난번에는 직진을 했으니, 이번에는 우회전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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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에 보이는 노란 간판을 끼고 왼쪽으로 돌면 경기장이 보인다. |
경기장 앞 도로는 영국처럼 아예 막아놓고 팬들만 발로 돌아다니게 한다.
또한 더비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뉴카슬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것은 특이할 만 했다. 트위터로 시드니FC 친구에게 물어보니 원래 호주의 축구 더비는 시드니-멜버른 / 멜버른-아들레이드 빼놓고는 평화롭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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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오른쪽에 노란 티케텍 붙은 곳이 티켓 오피스.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아래와 같다. |
평소 AUD 22 이던 티켓 값이 F3 더비를 맞아서는 AUD 25로 올라갔다. 사실 AUD 30이라도 봤을 거다. 이번 경기는 특히 상승세에 있는 두 팀이 붙는 경기이면서도 센트럴 코스트가 홈 무패 기록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함께 있어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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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3시간 전에 도착했을 때 찍었던 사진.
정말 할 일 없다. 절대로 너무 일찍은 가지 마라. |
고스포드는 정말 여유로운 전원 타운이다. 유색 인종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시내 중심부의 커리 하우스(Curry House)나 맞은편 아카이드(Arcade)의 Kim's Kitchen(무려 한국인!)에서 일하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정말 다 백인 뿐이다.
심지어 이 날 경기장에서도 내가 좀 튄 이유는 성남 유니폼을 입고 가서가 아니라 아시안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유색 인종 드물어 보이는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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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가 없는 쪽은 만이 전부다. 정말 경관 좋은 경기장. |
사실 CCM을 보면서 성남이 생각난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다. 유니폼 색깔, 리그 비인기팀이면서도 수도권 팀이라는 점. 또 하나는 바로 경기장의 위치가 좋다는 점이다.
물론 성적은 완전 반대였지만 (그래도 이번 시즌 CCM은 굉장히 잘한다) 만약 시드니FC가 근처에 있지 않았다면 아마 CCM을 주저 없이 응원했으리라. 물론 NSW 주 기차에서의 1시간 40분은 서울 지하철 2시간 반 정도의 지루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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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입구는 단 두 곳. 내가 들어온 곳과 대각선 맞은 편이다. 제일 싼 General Admission은 본부석 가운데 부분을 빼고는 거의 모든 부분을 커버한다. |
올라가서 앉을 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원정석은 왼쪽 제일 끝이다. 구석에 처박아 놓고 동선에서 완전히 분리시키겠다는 이야기. 뉴카슬 경기 날에는 뉴카슬 팬들이 꽤나 많았지만, 제일 처음 본 멜버른 하트 경기 날은 하트 팬이 거의 없었다. 비행기를 1시간 반 타고 와서 다시 1시간 반 넘게 기차를 타야 올 수 있는 원정인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경기가 한 낮 경기라면 (이는 5시 킥오프도 포함한다) 절대로! 절!대!로! 왼쪽 일반석 가서 앉지 말길 바란다. 앉더라도 맨 윗자리 앉는 게 편하다. 왜냐하면 호주의 뜨거운 태양의 UV를 그대로 뒤집어 쓰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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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카슬 전에서 찍은 사진. 경기장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야자수는 블루통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
이렇게 CCM의 홈 구장인 블루통 경기장에 가는 길은 간단하다. 아마 다음 방문은 31일 골드 코스트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A-리그에서 팬 없는 축에 속하는 두 팀이 만난다면 굉장히 휑할 것 같다. 그러나 나름 꽤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구장이니만큼, 종종 와서 축구를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