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 코스트의 홈 구장이 위치한 고스포드. 작은 사각형이 바로 블루통(Bluetongue) 스타디움. 큰 사각형은 시드니와 뉴카슬을 잇는 F3 고속도로로, 고스포드를 지나가기 때문에 뉴카슬 제츠와의 경기가 F3 더비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K-리그에서 과거 지지대 더비와 같은 맥락의 이름. |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CCM)과 뉴카슬 제츠(Newcastle Jets)의 경기를 일컬어 F3 더비라고 한다. 어찌보면 A-리그에서 제일 큰 경기인 시드니-멜버른 빅토리 경기나 그 다음으로 치열하다고 할 수 있는 멜버른-아들레이드 경기보다는 언론의 관심도가 덜하지만, 나름 치열한 양상을 보이면서 A-리그에서도 이 경기를 적극적으로 밀어주려는 분위기다.
2009년 나란히 1,2위를 차지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도 동반 출전을 했던 두 팀은, 지난 12월 10일 경기 전까지만 해도 각자 역대전적 8승 8무 8패라는 엄청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게다가 이 날 경기 전까지 양 팀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에,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F3 더비를 홍보하는 센트럴 코스트의 포스터. |
센트럴 코스트는 A-리그가 출범한 이래 뉴카슬 제츠보다 많은 승점을 따 왔다는 것을 강조하며 '꾸준함'을 광고하는 더비 홍보 포스터를 만들었다.
그러자 뉴카슬은 아래와 같이 대응했다.
센트럴 코스트가 만든 포스터를 가지고 그대로 조롱하는 포스터를 만든 뉴카슬 제츠. 뉴카슬은 2009년 A-리그를 우승한 바 있으나 센트럴 코스트는 리그 우승 경험이 없다. |
공식적으로 조롱하는 포스터를 만들어 뉴카슬 제츠가 홍보에 나선 것. 아마 K-리그였다면 구단 차원에서 공식적인 항의가 들어가고 언론에서 질타를 날렸을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호주 축구협회(FFA)에서는 이런 조롱(Banter)이 더비를 더욱 뜨겁게 만들어 줄 것을 기대했으며, 심지어 공식 사이트에 이 사실을 알리기까지 했다.
위 사실을 알리는 FFA 홈페이지.
이어 이 사실을 접한 마리너스 팬들은 화딱지가 나 있는 것이 분명한 상황. 경기가 시작하기 직전, 그들은 커다란 배너를 꺼내들었는데, 이는 아래와 같았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자신들과, 뉴카슬 제츠를 비교하며 조롱하는 사진. 1번 국도처럼 만들어놓고 1위를 향해 나아간다고 표시를 해 놓고, 제츠의 엠블럼을 비웃는 것은 물론, Centrelink는 시드니에서 뉴카슬로 향하는 기차인 Countrylink의 패러디. |
그 결과는 어느 경기보다도 뜨거운 경기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비록 팬들이 10,000명 가량 밖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스타디움 분위기가 아담한지라 굉장히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경기 시작 전, 가운데 있는 선수는 뉴카슬의 변성환 선수. |
경기 중간에는 뉴카슬 원정 서포터가 있는 곳의 2층에서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 팬이 도발을 하는 가 하면, 경기 중간에 한 명이 펜스를 넘어가 (경기장 안에 완벽하게 다 들어가지는 않았다) 끌려나오기도 하고, 경기가 끝날 때에는 뉴카슬 팬들이 홍염을 터뜨려 스튜어드가 긴급하게 투입되기도 했다.
이런 모든 것들이 A-리그가 앞으로도 발전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참, 엄청난 균형의 승부는 뉴카슬이 무력하게 2-0으로 무너지면서 센트럴 코스트가 역대 전적에서 앞서 나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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