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0/2011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의 돌풍에 대해.




이 글은 아래의 게시물의 일부를 번역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Graham Arnold and the Ajax of Australia:


시드니가 브리즈번의 역사적인 36경기 무패를 마감시키는 소문이 호주 전역을 떠들석하게 만드는 사이,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이하 CCM)는 조용히 자신들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다. 고스포드에 홈 구장을 가지고 있는 CCM은 지난 시즌 승점 8점 차로 브리즈번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후, 그랜드 파이널 결승에서 브리즈번을 만나 2-0으로 앞서기도 했다. 결국엔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긴 했지만, 현재 그들은 다시 리그 선두 브리즈번을 승점 동률로 따라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 미디어는 현재 CCM을 외면하고 있으며, 브리즈번 로어만을 '로어셀로나'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추켜세우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는 지난 2010-11 시즌이 시작하기 전, 창단 때부터 함께 해 왔던 로리 맥킨나(현 충칭 감독)가 디렉터가 되어 감독 자리가 비면서 팀의 변혁을 준비했다. 그들은 비어있는 감독직에 곧바로 전 호주 국가대표팀 감독인 그래엄 아놀드를 선임했다. 사실 그래엄 아놀드는 호주의 2007 아시안컵 실패, 2008년 올림픽 대표팀에서의 이상한 결정으로 호주 축구계에서는 비웃음 거리가 되고 말았지만, 돈이 별로 없어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지 못하는 CCM은 그를 감독으로 선임하여 그가 가진 각종 경험들 - 외국 팀 경력, 대표팀 수석 코치로써 거스 히딩크나 핌 베어백과 함께 일한 것 - 을 신뢰하며 뒷받침해 주기로 했다.


[그래엄 아놀드 사진을 넣고 싶었으나, 저작권 문제에 걸릴 것 같아 그냥 구글에 Graham Arnold 검색해서 사진 보기 바람..]


선수 시절부터 네덜란드 리그를 경험했고, 앞서 언급한 네덜란드 감독과도 일한 경험이 있는 그래엄 아놀드는 네덜란드 식 축구를 추구했다. 이는 선수 수급과 선발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사실 CCM은 지역 사회와 밀착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왔기 때문에 그 동안 외국인 선수나 코치진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래엄 아놀드는 감독으로 취임한 후 네덜란드 수비수인 패트릭 즈반즈윅(Patrick Zwaanswijk)과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파트리시오 페레즈(Patricio Perez)를 데려와 외국의 색채를 입혔으며, 동시에 뉴 사우스 웨일즈 지역 출신인 무스타파 아미니(Mustafa Amini)와 맷 라이언(Matt Ryan)을 데려왔다. 아미니와 라이언은 곧바로 리그 최고의 어린 선수 명단에 올랐고, 호주로 돌아온 조슈아 로즈(Joshua Rose)와 어린 올리버 보자니치(Oliver Bozanic), 그리고 노스 퀸즐랜드에서 22살의 로스틴 그리피스(Rostyn Griffiths)를 데려와 CCM의 선수단 규모를 크게 확장했다.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구성하고, 기술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성향은, 클럽의 유스 아카데미 시설 완공, 호주 지역 축구선수들에 대한 믿음과 어우러져 좋은 성과를 내게 되었고, 이는 브리즈번의 성공과 맞먹는 것이며 CCM은 호주의 아약스로 불릴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놀드의 굉장한 업적은 CCM을 지속적으로 상대 팀을 위협하는 꾸준한 팀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지배하는 전술로 성공을 거둔 CCM은,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과 패스를 통해 유명해진 브리즈번과는 다르지만, 미드필드에 많은 선수를 배치해 상대 팀이 하프라인을 쉽게 넘어오지 못하게 가두고, 빠른 역습을 통해 기회를 노린다. 그래엄 아놀드의 4-1-2-1-2는 골대 앞의 키퍼 맷 라이언으로부터 시작한다. 뛰어난 볼 배급과 빠른 반응력을 보여주는 라이언의 앞에는 굉장히 견고하고도 기술적으로 좋은 능력을 지닌 알렉스 윌킨슨과 패트릭 즈반즈윅이 버티고 있다. 그리고 그 앞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로스틴 그리피스가 공을 따내고 있으며, 동시에 그는 풀백인 조쉬 로즈나 페디즈 보지치(Pedj Bojic)가 공격을 하기 위해 나간 자리를 메꾸기도 한다. 그 과정을 지원하는 미드필드는 보통 올리버 보자니치와 뉴질랜드 국가대표팀 선수인 마이크 맥글린치(Mike McGlinchey)가 떠맡는데, 그들은 중앙에서 풀백들을 지원하며 공간을 만들어 낸다. 또한 공격형 미드필더 무스타파 아미니는 굉장히 위협적이다. CCM에서 좋은 시절을 보낸 그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랑 계약한 이후 다시 1년 간 임대를 통해 팀에 돌아왔는데, 그는 좋은 스루 패스를 뿌리는 편이다. 그의 패스는 달리기가 빠르고 영리한 맷 사이먼이나 발빠른 버니 이비니-이세이에게 공급된다.


이번 시즌 CCM이 아들레이드의 첫 경기에서 넣은 2개의 골은 그들이 골을 넣는 방법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였다: 미드필드에서 넣은 공간 패스를 아미니가 수비수 사이로 침투하며 골을 넣었고, 페디즈 보지치가 상대팀 측면으로 깊숙히 침투하여 올린 낮은 크로스가 이비니-이세이에게 연결되어 골로 성공한 경우다. 날카로운 패스 - 특히 역습에서의 패스가 그들의 트레이드마크이지만, 사실 CCM의 성공은 상대 팀을 무력화 시키면서 미드필드에 많은 수의 선수를 배치하는 것에 그 기반을 둔다. 이 방법에 있어서 상대 팀의 측면 수비수를 묶어두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CCM의 4-1-2-1-2는 굉장히 좁은 진형이어서 측면 수비수들에게는 많은 공간이 주어진다. 특히 측면 공격수와 수비수의 공격 조합을 많이 사용하는 팀을 상대로 할 때에는, CCM의 측면 수비수들이 뒤로 밀려나고 상대팀의 측면 수비수들이 미드필드를 지원하기 위해 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CCM은 역습 시 공격수들이 좌우로 많이 벌어져 긴 패스를 받기 위해 경합하며, 그들이 이동해 나간 자리는 중앙 미드필더들이 올라와 메꾼다. 이렇게 되면서 상대팀의 측면 수비수는 항상 CCM의 진영에 들어와 있게 되고, 그 사이에 CCM의 풀백들이 빈 공간을 치고나가면, 상대팀의 측면 공격수들은 수비를 하기 위해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상대팀은 역습의 기회를 잡더라도 측면 공격수들이 너무 깊게 내려와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역습이 불가능하게 되며, 이미 중앙 미드필드에는 CCM의 선수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볼을 뺏기기 십상이다.
앞서 언급한 CCM의 이런 전술에서는 측면 수비수가 상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수비적으로 견고해야 할 뿐 아니라 패스 능력과 공격적인 지능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글쓴이가 언급하지 않은 하나는, 바로 세트피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 시즌 CCM은 코너킥 상황에서 많은 골을 넣고 있는데, 그들의 경기를 살펴보면 숏패스 후 상대팀 수비수들의 집중력을 분산시킨 후 쇄도하는 선수들을 향해 골문 중앙으로 밀어넣어 타점 높은 헤더로 골을 노리거나, 가까운 쪽 포스트, 먼 쪽 포스트, 그리고 먼 쪽으로 찔러넣어 중거리 슛 노리기 등 굉장히 다양한 세트피스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실제로 A-리그 내에서는 많은 골로 연결 된다. 선수들이 미리 약속된 플레이를 통해 특정한 지역에 많은 CCM 선수들이 몰리면서 상대팀에 아무리 뛰어난 수비수들이 있다 하더라도 굉장히 상대하기 까다롭게 만들어 놓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